여는 글
현재 거주중인 집이 너무 작아 가족과 함께 이사를 고민중인데 대출절차에 대해 정확히 몰라서 고민만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 또한 그랬구요.
학자금 대출 이외에는 딱히 대출을 받아본적이 없다보니, 디딤돌 대출시에는 60세 이상의 부모님이 소유한 주택은 무주택으로 간주된다는 내용 하나만 숙지한 채로 맨땅에 헤딩하듯 대출을 준비하면서 많은 걸 배우게 되었습니다.
체득하며 어렵게 배운 내용들을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저 처럼 생애최초 디딤돌 대출을 활용하여 가족과 함께 다른 주택을 구입하여 이동하시려는 분들께서는 참고해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쓰다보니 상당히 길어지네요. 1부와 2부로 나눠서 1부에서는 매매관련하여 단순 서칭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내용들을 정리하고, 2부에서는 실제 단계별 주의사항을 적어보겠습니다.
우선은 부동산 매매에 실제로 임하기 전에 알고 가셔야 할 내용들을 먼저 정리해보겠습니다.
계약은 매매의 끝이 아닙니다! 계약의 전반적인 절차를 미리 공부하세요
언제 공부를 해야하냐면요. 이사를 결심한 바로 그 순간부터입니다.
왜냐면 아는 만큼 시야가 넓어지고, 일반적인 거래와 다른 부분들로 인해 혼선이 발생할 수 있는 점을 최대한 방지할 수 있거든요.
예를들어, "부동산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매매의 끝이 아니다"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미 계약을 치뤄본 사람이라면 당연하게 느껴지겠지만, 부동산 구입에 입문하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헷갈릴 수 있는 내용이죠? 우리는 보통 무언가를 구입할 때 계약-대금납부가 한번에 이뤄지는 편이니까요.
하지만 부동산 매매계약은 부동산 확인 - 가계약 - 본계약 - 중도금 - 잔금 납입 및 양도라는 조금 긴 호흡으로 이뤄집니다. 이걸 모른 상태로 매매할 집을 보러다니거나 공인중개사 사장님과 대화를 한다면 뭔가 대화의 흐름을 놓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실겁니다. 따라서, 아래 내용은 꼭 숙지하고 가시기 바랍니다.
매물 확인
매물 확인 단계는 편하게 말하자면 구입할 아파트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방문하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하나 있는데요. 이 단계 이후에는 집을 다시 보러가기가 생각보다 여의치 않다는 점을 꼭 숙지하시기 바랍니다(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만은... 어른의 사정으로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구요). 때문에 미리미리 무엇을 볼까, 어디를 볼까, 어떤 점을 물어볼까를 사전에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넷의 몇몇 글들에서 알려주는 팁인 '여러차례 집을 방문하고, 시간대를 달리하여 방문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빈 집이면서 동시에 부동산 사장님께서 해당 빈 집을 여러차례 오갈 수 있도록 비밀번호를 공유받는 등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가능합니다.
실제 집주인이 거주중인 집을 매매하는 경우에는 여러차례 방문하게 되면 아무래도 집주인분도 일상생활에 방해를 받으실 수 있고, 공인중개사 사장님께서도 하나의 집을 위해 너무 많은 노력을 투입해야 하는 등 부담스러우실 수 밖에 없죠.
가계약
가계약은 거래의 의사를 확인시켜 거래의 우선순위에 본인을 위치하도록 소량의 가계약금을 납입하는 절차지만, 종종 생략되기도 합니다. 소량이라곤 해도 몇백만원 단위의 돈이 움직이므로 어느정도 여윳돈은 있어야 합니다. 가계약금을 걸기전 매물에 대해 확신이 없다면, 매물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싶다고 확실하게 미리 집고 넘어가시기 바랍니다.
본계약
본계약은 거래의 의사를 확정짓고 앞으로 매매를 치뤄나가기 위한 계약서를 작성하는 단계입니다. 보통 매매금액의 10%를 계약금으로 지급합니다.
이때 작성한 계약서를 토대로 여러가지 작업을 수행학게 되는데요. 가령 부동산 매매를 위해서만 패널티 없이 해지가 가능한 통장이 있다면, 이 계약서를 토대로 해지를 진행하시면 됩니다(참고로 디딤돌 대출 받을때는 청약은 해지하시면 안됩니다). 아울러, 전입세대 열람원 등의 서류 발급이나 전입처리도 계약서를 통해서 수행가능합니다(본래는 집주인 등 관계자 외에는 발급/처리할 수 없는 항목입니다).
중도금
중도금은 반드시 해야하는 절차는 아닙니다. 중도금을 납입하였다면 이는 계약의 이행의사를 확정짓는 행위이므로, 중도금 납입 이후부터는 일방적인 파기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이해가 어렵다면 중도금이 없을 경우 일어나는 일을 보시면 됩니다. 중도금을 납입하지 않은 본계약 단계까지는 계약금을 포기함으로써 계약의 일방적인 파기가 가능합니다. 매수인이 계약을 포기할 경우에는 본계약금인 10%의 금액이 매도인에게 넘어가면서 계약은 파기됩니다. 반대로 매도인이 파기할 경우에는 매수인에게 계약금을 2배로 돌려주면서 일방적인 파기가 가능하죠.
잔금 납입 및 양도
잔금 납입 및 양도 단계는 매매대금 중 현재까지 납입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를 지급하는 단계입니다. 대출을 승인받아 매도인 측에 입금하고, 대출을 제공해준 은행측의 법무사가 매수한 주택의 등기부등본에 "이 집은 우리측 은행에 빚을 내서 산 것이므로, 추후에 문제 생기면 우리가 돈 챙겨갈거임!"이라는 의미의 근저당권을 설정합니다.
글로만 보면 너무 헷갈리죠? 유튜브에 이러한 매매절차의 단계를 알려주는 영상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미리 확인하신 후 각종 대출이나 매물 확인에 임하시기 바랍니다.
번외 - 잔금일에는 대출 실행, 기존 대출 변제, 주택 양도가 한 번에 이뤄집니다.
무슨 몇억짜리 거래를 하루안에 번개불에 콩 볶아 먹듯이 하냐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잔금처리절차가 유독 이렇게 하루만에 모든 일이 일어납니다. 아울러, (필수는 아니지만 사실상 매수인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필수절차인) 전입신고까지 수행하려면 아무래도 바쁘게 움직여야하죠.
이 날은 매수인만 바쁜게 아닙니다. 공인중개사와 협력하여 일하는 법무사, 대출을 제공하는 은행측에서 등기부등본에 근저당권을 설정하기 위해 나온 사측 법무사, 이사를 가야하는 매도인, 이 모든 절차를 매끄럽게 조절하고 문제없도록 감시해야하는 공인중개사 사장님까지 모두가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라고는 해도 다들 전문가들인 만큼 순식간에 이뤄집니다.).
이때 기존 집에 대출이 이것 저것 많이 묶여있었다면 사측 법무사가 이를 하나씩 변제해가며 등기부등본에서 날려야 하므로 시간이 더 걸릴수는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사측 법무사가 나와서 본인 소속된 은행의 권리를 위해 모든 대출을 책임지고 변제하여 제거해버리므로, 대출이 걸린 집이라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매매와 대출을 계획할 때 고려할 부분
부대비용을 미리 고려하셔서 대출규모를 정하시기 바랍니다
예전부터 빚을 적게 지고 사는 것은 바른 생활을 하는 사람임을 증명하는 미덕이었죠. 때문에, 디딤돌 대출의 이율이 낮기는 해도, 빚을 굳이 많이 지고 싶지 않아서 "딱 최소한으로만 받아야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요. 그러지 마시기 바랍니다.
빚을 무리하게 늘리라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아래와 같이 추가적인 돈이 필요할 경우가 있음을 염두하여 넉넉히 대출을 받아 두시라는 겁니다. 이미 한 차례 대출을 받은 상태에서 추가적으로 돈을 더 구하는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나 계약시 필요한 부대비용은 몇백 단위의 돈이 필요하다보니 마련하기 쉽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추후에 불필요하면 수수료를 조금 더 내고 중도상환을 하시더라도 아래 비용을 추산하여 넉넉히 받아두시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계약시 - 취득세, 등기료, 부동산 수수료, 법무사 수수료, 국민주택 구입/판매 수수료
- 이사 - 이사비용, 청소비용
- 이사 이후 - 아파트 수리, 가구 구입, 생활용품 및 가전제품 등 구입
세대분리의 방법에는 '전입신고 미리하기'라는 방법이 있습니다
청약을 위한 세대분리와 달리, 부동산 매매를 위한 세대 분리의 경우에는 부동산 계약시 집주인과 협의하여 전입신고를 미리 해놓을 수 있습니다. 이때 본인이 적용받을 디딤돌 대출에 맞게 세대 구성을 변경하여 신고할 수 있습니다. 이때 세대주와 세대원을 변경하거나, 미혼 단독 세대주로 전입하여 디딤돌 대출을 진행할 수 있는거죠.
요컨데, 단독세대를 위해 원룸으로 나갈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아울러, 단순히 세대주와 세대원을 변경하기만 하면 되는 상황에서는 아래 정부24 링크의 '주민등록정정신고'를 통해 온라인 신고 '딸칵'만으로 처리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지금하지 마세요! 부동산 중개사 및 은행원과 대출과 관련된 상담을 먼저 나누시고 어떻게 세대를 변경할 지 확신이 서면 그때 하시기 바랍니다.
https://www.gov.kr/mw/AA020InfoCappView.do?HighCtgCD=A01010&CappBizCD=13100000010&tp_seq=01
디딤돌 대출을 관련 고려 사항
전자계약이 가능한 부동산인지 먼저 확인하세요
디딤돌 대출을 위한 이자율을 미리 계산해보시면서, "당연히 전자계약으로 처리하겠지?"라며 0.1%의 이자를 감액하여 계산하셨나요? 의외로 전자계약을 안해주려는 부동산이 있습니다. 이게 연배가 좀 있으신 중개사님들에게는 쉽지 않을 수 있거든요.
제 경우에도 전자계약을 처음 해보시는 사장님과 함께 진행하였는데요. 전자계약을 해보신 중개사님의 도움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매도인에게 안내해주시랴, 본인의 업체 인증서로 전자서명하시랴 정신없이 하시다보니 어느새 계약에만 2시간이 소모되었습니다. 공인중개사 사장님께서 많이 힘들어하시는게 눈에 보이더라구요.
이렇듯 생각보다 쉽지 않은 절차 때문에 전자계약을 거부하시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하니, 미리 중개사와 전제조건으로 협의를 하시고 진행하시기 바랍니다(사장님쪽이 어려운거지, 매수/매도자는 크게 어렵진 않습니다. 금융인증서, 공동인증서로 인증 다들 한 번씩은 해보셨잖아요? 딱 그 수준입니다.).
대출접수일, 대출승인일, 대출실행일은 각각 다릅니다
- 대출 접수일은 기금e든든에서 시스템상으로 접수를 완료한 날을 의미합니다.
- 대출 승인일은 은행의 대출심사 결과 대출이 가능하다고 판단된 날을 의미합니다.
- 대출 실행일은 보통 잔금일과 동일한 날짜를 지정하는데, 실제 대출금을 지급하는 날짜를 의미합니다.
용어가 비슷하여 헷갈리기 쉬우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디딤돌 대출시 은행과 기금e든든 측의 설명이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기금e든든에서는 자산심사와 표준 처리방법을 제시할 뿐이고, 실제 대출은 은행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인데요. 기금e든든측에서는 실제 대출시의 처리는 은행이 관할한다며 은행측의 말씀을 들으시라고 존중해주시는 편입니다. 대출이 가능한 조건에 대해서는 기금e든든 측... 정확히는 정부의 지침에 따라 이뤄지겠지만, 대출 절차와 관련된 부분(심사, 대출규정 등)은 은행측의 입장을 따릅니다.
가령 예를들어, 2024년 기준으로 기금e든든에서는 대출실행일을 50일 이후로 제한하고 있죠. 하지만 실제 은행에서 상담하실 경우에는 해당 사이트에서는 50일 이후로 막혀있으니 50일 이후의 날짜로 지정하고, 대출일자는 은행에서 고객의 상황에 맞춰 당길수도 있다는 답변을 주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이건 은행마다, 지점마다, 담당자마다 해석이 달리 이뤄질 수 있으니 은행과 상담을 꼭 거치고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디딤돌 대출시 수탁 은행 중에는 비대면 대출이 가능한 은행도 있습니다
늘 사용하던 은행을 이용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만은 KB은행과 같이 비대면 창구 대출을 실행하는 은행도 있으니 은행을 꼭 본인의 은행만으로 제한하지 마시고, 본인에게 가장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해 줄 수 있는 은행으로 폭 넓게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설마 저희 은행에 비대면 창구가 없을 줄은 생각 못했네요.
생애최초 주택구입에 대한 고려사항
취득세 감면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는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는데, 최대 200만원까지 받으실 수 있습니다. 이때 생애최초의 조건은 본인과 배우자만이 검토의 대상이 됩니다. 즉, 그 외 세대원은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는 겁니다. 따라서 기존에 부모님의 주택 소유가 있더라도, 본인이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경우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취득세 감면제도는 시/군/구청의 부동산 및 징수 관련 부서에서 처리합니다. 기금e든든의 디딤돌 대출 메뉴에서 찾으시면 안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특별히 문제가 없겠지만, 취득세 감면을 받을 경우에는 3년 이상 거주의무 등 몇가지 조건이 부여되고 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추징이 이뤄지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디딤돌 대출에서 생애최초 조건을 적용받을 시
디딤돌 대출에서의 생애최초 조건을 적용받는 경우에는 이자율 인하(0.3%), LTV80%(생애최초특례보증보험 적용)의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LTV는 대출받을 수 있는 최대금액으로, 일반 디딤돌 대출은 주택가격의 70%까지지만, 생애최초의 경우에는 80%까지 적용이 가능합니다. 참고로 일반 디딤돌 대출의 경우 소위 '방공제'라는 것을 적용받기때문에, 실제로는 대출 가능한 금액이 2,500만원 ~ 5,000만원 정도 추가로 감액되는데요. 생애최초 디딤돌 대출은 특례보증보험을 통해 80%까지 방공제 없이 전부 받을 수 있습니다.
대신 처음 보증보험을 가입할 때 약간의 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참고로 디딤돌 대출에서의 생애최초 조건와 취득세에서의 생애최초 조건은 다릅니다. 디딤돌 대출에서는 본인 및 세대원 전부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야 하며, 과거 기금을 통한 생애최초 대출, 최초주택자금대출 및 최초주택중도금 대출을 받은 이력이 없어야 합니다. 이때 무주택으로 보는 경우(60세 이상의 부모님이 소유중인 자택 등)에 해당하는 주택은 발견되더라도 생애최초 조건을 해치는 상황으로 보지 않습니다.
대출과정에서 부모님께서 최초주택자금/중도금 대출을 받은 이력(상환되었더라도!)이 발견되면 낭패이므로 해당 내용을 부모님과 잘 확인해보신 후 대출 실행여부를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일반디딤돌 대출을 받아야 하므로 이자율은 둘째치고, 대출가능한 금액의 규모가 주택가격의 10% + 5천만원 까지 삭감되어 별도의 대출을 추가로 받아야 하실 수 있습니다!
※ 2024년 9월 기준, 무주택으로 인정되는 경우는 아래와 같습니다.
더 알아보기
1년전에도 비슷한 글을 올렸던 적이 있었는데요. 당시엔 인터넷만으로 정보를 알아보다보니, 아무래도 정보력의 차이가 있어서 그런지 부족한 내용이 좀 있더군요. 그래도 대출을 준비함에 있어서 고려할 사항들이 함께 정리되어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듯 하여 과거 글도 함께 링크를 걸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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